남성지 여성 에디터, 한국 남자의 스타일에 태클걸다! (1)
-한국 남자들의 9대 스타일 범죄(style crime)-
남성지에서 잔뼈가 굵은 <에스콰이어>의 김민정 차장. 그는 온갖 부류의 남자를 만납니다. 일이 일인지라, 그는 남성의 옷차림과 스타일에 먼저 눈길을 줍니다. 대개 연예인들은 옷차림이나 스타일이 빼어난 편입니다. 그러나 그게 자신의 감각인지 여부는 불확실합니다. 이른바 ‘코디’라는 존재들이 옷을 고르는 일을 대신해주니까요. 그렇다면 보통의 평범한 한국 남자들은 어떨까요? 그는 ‘평균적으로 낙제점’이라고 평가합니다. 물론 스타일 좋은 이들도 점점 늘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국제적인 수준에 비해 뒤떨어진다는 겁니다. 특히 푸른 눈의 다국적 기업 한국 지사장들을 만날 때마다 그 점을 뼈저리게 실감합니다. 심지어 한국의 신세대 여성들의 스타일 감각에도 뒤진다는 게 그의 평가입니다.
그런데 그는 한국 남성들의 스타일 감각에 개선의 여지는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공통적으로 또 흔히 저지르는 실수가 몇 가지로 집약되기에 그렇습니다. 그것만 고쳐도 스타일이 확 산다는 것이죠. 여기 베테랑 남성지 여성 에디터가 말하는 ‘한국 남성들이 흔히 저지르는 스타일 실수’가 있습니다. 남성 여러분은 각 항목마다 자신에게 해당되는 얘기인지 한 번쯤 점검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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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제대로 된 수트를 갖고 있는 남자, 의외로 없습니다.
우리나라 남자들, 의외로 수트(suit)에 약합니다. 특히 싱글 남성들은 수트에 잘 투자하지 않는 것 같아요. 하지만 수트는 남자들에게 '전쟁터에 나가 싸워야 할 때 입는 갑옷'처럼 아주 중요하고 요긴한 옷입니다. 몸에 잘 맞는, 좋은 원단과 바느질로 만든 제대로 된 수트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것, 그걸 첫째로 지적하고 싶습니다. 우리나라 남자들에게 필요한 건 결국, 더 많은 옷이 아니라 더 좋은 옷입니다. 그리고 그 중에서 완벽한 단 한 벌의 수트, 그걸 꼭 장만하길 권합니다.
누군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두 벌의 고급 수트가 다섯 벌의 싸구려 수트보다 낫다. 그리고 그 두 벌 중 하나는 네이비 블루(navy blue)라야 한다"
2. 검은색 구두는 그만하면 됐습니다.
진짜 제대로 된 남자 신발은 브라운색 송아지 가죽 슈즈입니다. 가죽 원래의 색이 바로 그것이니까요. 원래 가죽에 검은 색으로 염색을 하게 된 것은 질이 좋지 않은 가죽을 가리기 위한 수단에서 시작됐다는 설이 있습니다. 대한민국 남자들, 이에 검은색 구두에서 탈피할 때가 왔습니다. 너무 쉽고 편하게 검은색 구드를 선택합니다. 신발장 안을 열어보면 열에 아홉은 검은 색 신발 아닌가 싶은데요? 브라운 색 레이스업 슈즈에 과감히 도전해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3. ‘은갈치’는 이제 그만!
제발 번쩍거리는 은빛 수트, 이른바 ‘은갈치’ 수트는 입지마십시오. 반짝거리는 알맹이가 박힌 넥타이도 금물입니다. 반짝 거리는 것 가운데 남성에게 어울리는 것은 없습니다. 오로지 커프스 버튼 하나 정도가 예외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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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노타이’는 단순히 넥타이만 매지 않는 게 아닙니다.
여름에 '쿨비즈' 한다는 기업이 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직장인들은 기존 수트 차림에서 넥타이 하나만 벗어버리면 ‘노타이’ 차림이 완성된다고 믿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옳지 않습니다! 기존 셔츠에 재킷만 걸치면, 이른바 ‘공무원 아저씨 룩’이 됩니다. 타이를 매지 않으려면 재킷 안에 받쳐 입는 셔츠를 신중히 선택해야 합니다. 와이셔츠 깃이 약간 올라간 셔츠가 답입니다. 노타이에 어울리는 셔츠는 따로 있으니 제발 매치해서 입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반팔 와이셔츠. 이거 패션 전문가들은 입에 거품 물고 쓰러지는 아이템입니다. 우리나라로 전통 복식으로 치자면, 한복 덥다고 소매 잘라내는 격입니다. 와이셔츠 안에 러닝셔츠 받쳐 입는 것도 전통에는 맞지 않습니다. 원래 셔츠 자체가 속옷 개념입니다. 그래서 유럽 남자들, 여간해서는 재킷을 벗지 않는 걸 예의로 알고 있습니다. 수트를 입고 등장하는 자리라면 중요한 자리라는 인식이 강하기에 그런 듯합니다.
유럽의 전통을 굳이 따를 필요가 있느냐고 하실 분도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수트는 서양옷이기 때문에, 어쨌든 그쪽 격식을 따르는 게 맞다고 봅니다. 입장 바꿔 생각하면, 한복을 서양인이 입는다고 가정했을 때 그들 편의대로 고쳐 입을 수는 있겠죠. 하지만 어쨌든 우리로선 우리의 전통을 따르길 기대하게 되겠죠.
5. 바지 속에 얌전히 넣어둬야 할 것은 따로 있습니다.
항상 바지 속에 넣어야 할 것은 드레스 셔츠와 엉덩이 선 아래까지 내려가는 폴로 셔츠입니다. 절대로 넣어서는 안 될 것은 스웨터와 터틀넥입니다. 나머지는 융통성 있게 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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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청바지를 입을 때는 벨트에 신경쓰십시오.
청바지를 입을 때 지나치게 화려하게 장식된 벨트는 차지 않는 게 좋습니다. 청바지 차림이 늘고는 있지만, 청바지 위의 양복용 벨트는 꼴불견입니다. 고된 노동을 견뎌낼 수 있을 것처럼 허름해 보이는 벨트를 차십시오.
7. 불룩한 양복 주머니가 스타일을 망칩니다.
들고 다닐 게 많아지는 요즘입니다. 한국 남성들은 지갑이나 핸드폰, 심지어 담배까지 닥치는 대로 주머니에 쑤셔 넣습니다. 그 바람에 양복 상하의는 군대용 야전점퍼나 전투복으로 둔갑하고 맙니다. 이건 정말 곤란합니다. 정 손에 뭐 들고 다니기 싫으시다면 부피를 줄이십시오. 지갑은 머니 클립으로, 휴대폰은 울트라 초슬림 폰으로. 그게 힘들다면... 차라리 가방을 들고 다니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8. 선글래스를 꼭 벗어야 할 때
선글래스를 장기 복용하는 사람이 늘고 있습니다. 워낙 햇볕이 따가워지고 있으니까 선글래스가 일상적인 패션 아이템이 되고 있는 건데요. 밤에 굳이 선글래스 쓰는 것까지는 어떻게 이해해볼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선글래스를 쓰지 않은 사람과 얘기를 나눠야 할 때는 자신의 선글래스를 벗는 게 예의입니다. 그 정도의 예의는 지켜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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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패션과 스타일의 핵심은 '핏‘입니다.
결국, 옷 잘 입는 다는 것은, '핏'(fit)이 좋다는 것입니다. 몸에 잘 맞게 입는 것이지요. 아무리 비싼 옷을 걸쳐도 핏이 형편 없으면, 그렇게 없어 보일 수가 없습니다. 한국 남자들은 명품 수트에는 쉽게 투자하면서도 핏에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이것만 잘 지켜도, 당신의 패션과 스타일은 50퍼센트쯤 향상될 겁니다.
※ 김민정 차장은 여러 잡지를 두루 거쳐, 지금 남성지 <에스콰이어>의 피처팀에서 활약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숱한 한국 남자들을 만나야 하는 그는, ‘한국 남성론’의 숨은 고수입니다. 한국 남자들의 스타일과 매너 등에 대해서 잔소리 하는 걸, 자신의 일만큼이나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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