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부쩍 추워지면서 본격적으로 겨울 코트가 등장할 시기가 되었다. 몇 년 전만 해도 신사복 코트하면 무릎 아래로 길게 늘어진 중후한 롱코트를 떠올렸지만, 올 겨울에는 가볍고, 날씬해 보이는 코트가 유행할 전망이다.
삼성패션연구소 노소영 책임연구원은 “올 겨울에는 클래식 스타일과 모던한 감각이 조화된 밀리터리룩(Military look)의 영향을 받은 코트가 새롭게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짧아진 길이, 슬림하고 경쾌하게
실루엣이 강조된 수트가 보편화되면서 코트도 보다 슬림해지고 가벼워지고 있다. 길이는 6부~7부로 무릎 위나 허벅지 중간 정도까지 짧아졌고, 허리선이 강조되는 등 모던한 스타일이 대세다. 특히 6부 코트는 활동하기 좋고, 운전할 때도 한결 편해서 젊은 층일수록 슬림한 스타일에 기장이 짧은 코트를 즐겨 찾는다.
로가디스에서 출시한 다이어트 코트(Diet-coat)는 이러한 경향을 반영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다이어트 코트’란 기본 스타일보다 허리 둘레를 5㎝ 정도 줄이는 등 실루엣과 스타일을 강조해 체형을 살려주는 겨울 코트다(80만원대).
이러한 7부 싱글 코트 외에도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 ‘트렌치코트 스타일’이다. 로가디스 이은미 디자인 실장은 “올 겨울에는 트렌치코트를 응용한 디자인도 새롭게 부상하고 있어 겨울 코트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트렌치코트형은 군인들이 입었던 더블코트 형태로 견장, 플랫, 허리끈 등의 디테일을 살려 세련된 실루엣을 나타내주고, 캐주얼한 차림에도 잘 어울리는 것이 특징”이라고 전했다.
▶어두운 색상에 헤링본, 하운드 투스 패턴(Hound tooth check)의 조화
컬러는 모던 스타일의 영향을 받은 네이비, 블랙, 그레이가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올 시즌 사랑받고 있는 차콜 그레이 수트와도 잘 어울리는 솔리드 혹은 헤링본, 하운드 투스(사냥개 이빨 같은 체크 무늬)와 같은 클래식 패턴이 인기다. 깊이 있는 색감의 베이지나 다크 브라운 색상도 권할 만 하다.
코트는 겨우내 가장 많이 노출되는 아이템이므로 소재도 매우 중요하다. 보통 울/캐시미어 혼방 소재를 많이 쓰는데, 캐시미어 혼방 비율이 높아질수록 광택감과 보온성이 돋보인다. 최근에는 캐시미어 100% 소재가 일반화되어 가는 추세로 밍크, 비쿠냐(남아메리카 안데스산맥 고지대에 서식하는 라마의 일종) 등 최고급 소재도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으며, 탈부착이 가능한 밍크 덧칼라를 대어서 고급감을 더하기도 한다.
▶수트 외에도 니트, 셔츠, 카디건을 활용
슬림해진 코트에는 슬림한 수트를 함께 입는 것이 좋으며, 클래식한 화이트 셔츠에 네이비 컬러나 모노톤의 타이를 매면 미니멀하고 깔끔한 느낌을 강조할 수 있다. 트렌치 코트 스타일의 방모 코트에는 블랙이나 따뜻함이 느껴지는 크림, 아이보리 색상의 터틀넥 니트를 입고, 하의는 그레이나 베이지 바지를 매치하면 잘 어울린다. 여기에 슬림한 싱글 블랙 코트를 입어도 조화롭다.
갤럭시 정희진 디자인 실장은 “코트는 일반적으로 정장 위에 입는 것이 기본이지만, 더 슬림한 코트나 캐주얼한 디자인의 경우 색감이 돋보이는 니트나 카디건 등을 겹쳐 입어 보온성도 높이고, 감각적인 느낌을 더해주는 것도 좋다. 여기에 머플러를 두르면 멋스런 마무리가 된다”고 조언했다.
좀 더 트렌디한 스타일을 즐긴다면 미래주의를 반영한 광택감 있는 소재의 아이템을 활용한다. 예를 들어 화이트 터틀넥 티셔츠에 얇은 소재의 골드 컬러 점퍼를 매치하면 모노톤의 코트와 잘 어울리면서 포인트 역할을 하기 때문에 캐주얼하면서도 감도있는 스타일을 완성할 수 있다.